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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번역] 영화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 주제가담당 Eve × 원작만화가 나카무라 히카루 음악 나탈리 인터뷰 한글번역

Sisi harapeco 2023. 5. 12. 17:17

영화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
주제가 담당 Eve × 원작 만화가 나카무라 히카루

Eve 첫 크리스마스송 '시라유키(백설)'이 완성
서로의 작품으로 자라나는 크리에이티비티란?

Eve의 신곡 '시라유키(백설)'이 발매되었다.

'시라유키(백설)'은 나카무라 히카루의 원작 만화를 실사화한 코미디 영화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의 주제가. 12월 23일 공개된 이 영화에서는, 전세계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산타클로스 하우스에서 고된 일을 소화해 내는 "블랙산타"들의 분투가 그려진다. 주제가를 쓴 것은, 아티스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크리스마스와 인연이 깊은 "Eve"다.

음악 나탈리에서는 Eve와 나카무라에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로의 인상이나 작품의 이미지를 물어보았을 때, 서로 크리에이티비티를 자극하는 두 명의 모습이 보였다.

취재·글 / 쿠라시마 타카히코



Eve 첫 크리스마스송



── 나카무라씨가 Eve씨를 알게된 계기는?

나카무라 히카루: 스포티파이 CM(남재)으로 들은 것이 첫 만남이었어요. 그 후에 찾아보니 '주술회전' 오프닝 테마를 작업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점점 Eve씨의 노래에 빠져들었어요.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캐릭터 디자인도 굉장히 좋아서, 매우 멋진 세계관의 음악을 만드는 분이구나라는 인상이었어요.

Eve: 저는 서점에 갔을 때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의 1권 표지를 발견했던 걸 굉장히 잘 기억하고 있어서. 그곳에 그려져 있는 "얼굴 없는 산타클로스"의 일러스트가 제 MV에 등장하는 'ZINGAI'와 분위기가 비슷했어요. 그게 저에게 확 와닿아서, 저도 모르게 만화책에 손을 뻗은 것이,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와의 만남이었어요. 설마 제가 영화 주제가를 만들 줄은, 그때 전혀 생각치 못했어요.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 1권, 글자 위에 "얼굴 없는 산타클로스"가 그려져 있는 모습. ©나카무라 히카루 / 슈에이샤


나카무라: 저도, 설마 Eve씨와 함께하게 될 줄은 몰랐어서. '회회기담'을 노래방에서 딸과 함께 줄곧 부르곤 했거든요. 그래서 영화 주제가가 Eve씨로 결정되었을 땐 바로 딸한테 자랑했어요 (웃음).

── Eve씨는 지금까지 몇번이고 애니메이션 테마 곡을 만들어 오셨는데요,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와 같이 실사영화의 주제가를 담당하는 것은 특이하네요.

Eve: 네. 실사영화의 주제가를 담당해 본 경험은 없어서, 오퍼를 받았을 땐 놀랐었어요. 그래도 "Eve"라는 이름이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무엇보다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의 이야기나 캐릭터에 끌리고 있었기 때문에, 불안함보다도 기대하는 마음이 더 커서, 신곡을 제공해 드리게 되었습니다. 

나카무라: 저, Eve씨의 곡 중에서 '백은'을 엄청 좋아해요. 그래서 Eve씨가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의 분위기에 맞춰서 겨울 노래를 써 주신 것이 정말 기뻤어요.

Eve: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에는 코미디 요소가 들어가 있지만, 설정이나 복선 안에는 살짝 그림자 진 요소도 있어서. 악곡의 접근은, 좀 더 "어두운 곡"으로 하는 쪽도 생각해 봤지만, 감독님과 이야기를 해 가면서, 더 크리스마스적인 저만의 크리스마스송을 쓰고 싶어졌어요. 작품의 소재가 크리스마스이고, 그렇기에 크리스마스 직전인 12월 23일에 공개되는 영화라고 들었기 때문에, 남녀노소 다양한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며 영화관을 나올 수 있도록, 반짝거리는 이미지의 곡을 만들어 갔어요.

나카무라: Eve씨에게 있어서도 첫 크리스마스송이었군요.

Eve: 네. 원래 곡을 계절에 연결시켜서 쓰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그 안에서도 크리스마스라는 건 보편적으로 사랑받는 곡이 많잖아요. 저는 Eve라는 이름인 것도 있고, 매년 크리스마스에 생방송을 하고 있어서, 크리스마스와 인연이 있는 편이기도 하고요. '언젠가 이 큰 테마로 곡을 써 보고 싶다'라고 전부터 생각했었어요.



겨울의 "독특한 냄새"를 악곡에



나카무라: 저, '어떤 캐릭터에 어울리려나'라고 생각하면서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해서요. '시라유키(백설)'는, 왠지모르게 크네히토(극중 "얼굴 없는 검은색 산타클로스"로 그려지는 등장인물. 주인공이 일하는 산타클로스 하우스의 사장)가 떠올랐어요. 그랬더니 Eve씨가 '크네히토를 생각하며 쓴 부분이 있다'라고 말씀하셔서. 그 기색이 악곡에서부터 느껴져서 재밌었어요.

Eve: 기뻐요. 아까 말씀 드렸던 "어두운" 이미지로 그린 첫 데모가 크네히토를 이미지하면서 만든 거라, 거기서부터 몇번인가 주고받고 해 가던 중, '크리스마스'스러움을 더 강하게 내세우는 편이 좋지 않을까라는 이야기가 되었어요. 그 결과, 여러분들께서 들어주시고 계신 (현재의) '시라유키(백설)'가 완성되었는데요, 이 음원으로 나카무라 선생님께서 크네히토를 알아채실 줄은 생각치 못했어요.

나카무라: Eve씨는 겨울 표현을 굉장히 잘하시네요.

Eve: 저, 겨울엔 "독특한 냄새"가 있다고 생각해요. 따뜻한 방에서 밖에 나갔을 때, 살짝 코를 찌르는 듯한 감각. 예를 들어서 이 곡을 들은 사람이, 매년 겨울이 되어 겨울의 냄새를 알게 되었을 때, '시라유키(백설)'라는 곡을,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를 보러 간 날을 떠올려줬으면 해서, 되도록 계절에 다가가는 형태로 써 봤어요. 저는, 학생 때 들었던 음악을 지금 다시 들으면 그 당시의 것들이 생각나고, 그리웠던 곳을 다시 방문하면 당시 들었었던 음악이 생각나거든요. 특히 크리스마스는 1년에 한 번밖에 없는 소중한 날이니까,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악곡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음악으로 자신의 정신과 작품을 맞춘다



── 나카무라씨에게 있어서, 자신이 원작인 작품의 테마곡이나 주제가는 어떤 존재인가요?

나카무라: 만화를 그림에 있어서 빠질 수 없는 존재네요. 저는 여러 작품을 동시병행으로 연재하는 경우가 많아서, 예를 들어 '세인트영맨(聖☆おにいさん)'을 그린 후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의 원고와 마주할 때나, 자신의 정신을 작품에 맞출 때 반드시 음악을 들으려고 하고 있어요. 그 때 듣는 건 역시 테마곡이 가장 좋아요. 제 정신을 돌아오게 하기 위한 연결고리 같은 역할이랄까.

Eve: 음악이 그런 형태로 힘이 되는군요.

나카무라: 제 머릿속을 바꿀 때 음악이 굉장히 힘이 되어주거든요. 음악이 없으면 일을 할 수 없다고 해야할지, 반드시 음악을 들으며 제 집중력을 늘리려고 하고 있어요. 반대로 Eve씨는 보통, 어떤 때에 만화를 보시나요?

Eve: 최근에야말로 소설이나 활자를 읽으려고 하고 있는데요, 원래 만화나 애니메이션 같은 시각적인 작품을 매우 좋아해서, 한가한 때가 있다면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시기가 있었어요. 만화에는 만화의 장점이 있으니까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매력이 있고, 제가 만들어 온 음악이나 음악과 세트인 뮤직비디오에도,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영향이 드러나 있다고 생각해요.

나카무라: 만화가 모티브가 됨으로써 만들어지는 곡도 있나요?

Eve: 만화를 읽고있는 도중에 '이걸 뭔가 크리에이티브적인 걸로 살려내자'라는 건 생각하고 있지 않고, 되도록 순수하게 만화나 애니메이션, 영화를 즐기려고 하고 있어서. 결과적으로 돌고 돌아서 '그 때의 작품이 곡으로 생겨난 것일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하는 건 있어요. 그렇기에, 만화에는 굉장히 자극을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나카 카이자의 모델이 된 고교생



── 아티스트와 만화가라는 입장에서, 서로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나카무라: 저는 집에서 일하고 있으면 금방 졸려져서, 밖에 나가지 않으면 일을 못해요. 그렇기에, 카페 구석자리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Eve씨는 집중하고 싶을 때 어떻게 하시나요?

Eve: 기본적으로 집에서 제작을 하고 있지만, 저도 집중력이 그렇게 길게 지속되는 건 아니라서. 집중이 끊어졌을 땐 마음껏 자거나, 산책을 하거나, 사람과 만나거나, 밥을 먹거나 하면서 살짝씩 휴식하려고 하고 있어요.

나카무라: 애초에 음악제작이란 건 집 아니면 불가능하기도 하고요. 기계같은 것도 있고.

Eve: 맞아요. 그래도 만든 음원을 다시 들을 땐 밖에 나가는 경우가 꽤 많아요. 기분을 바꿔서 곡과 마주하는 편이 새로운 발견을 할 수가 있거든요. 저도 질문해도 될까요?

나카무라: 물론, 뭐든지 물어봐 주세요.

Eve: 저, 오늘 나카무라 선생님과 만날 때까지, 어떤 분이실지 전혀 상상이 안 되어서요. '세인트영맨'이나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라는 작품을 통해 상상했을 때, 더 까불까불하고 떠들썩한 느낌의 분일 거라고 믿고 있었거든요.

나카무라: 예전부터 자주 들어요 (웃음). 집에 있을 땐 좀 더 바보같은 느낌이지만 (웃음), 밖에 있을 땐 단순히 긴장하고 있어서 그런지.

Eve: 그랬군요. 첫만남에 이런 걸 여쭤보는 것도 죄송하지만,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보면 어떻게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에 등장하는 임팩트 있는 캐릭터들이 나카무라 선생님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지 상상이 안 가서······ 굉장히 차분하시네요.

나카무라: 꽤 단순히, 제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든가, TV에서 자주 보는 예능인이라든가, 최근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사람이라든가, 그런 사람들을 그대로 캐릭터로 한 경우가 많아요. 오늘은 Eve씨와 만났기 때문에, Eve씨 같은 분위기의 캐릭터의 원안이 몸 안에 저장되거든요. 앞으로 만약에 차분한 분위기의 아티스트를 만화로 그리는 때가 오게 된다면, Eve씨 같은 캐릭터가 멋대로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웃음).

Eve: 그것은 즉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의 다나카 카이저 (주인공·히노 미하루와 같은 편의점에서 일했던 경박남. 미하루와 산타클로스 하우스에서 재회하여 함께 일하게 된다.) 씨에게도, 제대로 모델이 있다는 거네요 (웃음). 어떻게 하면 선생님으로부터 카이자 같은 캐릭터가 생기는 건지, 굉장히 궁금했어요.

 


나카무라: 그는 제가 고등학교 입학식에서 만난 남자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예요. 키티 쇼핑백을 들고 있는 남자가 '머리 엄청 좋아보이네'라고, 갑자기 저에게 말을 걸어오더니, 옆에서 콜라를 마시기 시작했어요. 그 기억이 계속 남아있었는데, 지금까지 그려온 만화와는 맞지 않아서,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를 그릴 때 겨우 차례가 왔다, 같은 감각이에요.

Eve: 재미있어요. 오늘, 말씀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나카무라: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 마지막으로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 공개를 기대하고 있는 분들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Eve: 저는 아직 완성형을 보지 못해서, 여러분과 같이 (영화) 공개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취재는 11월에 실시함). 제 곡이 흘러나오는 엔드롤까지 제대로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카무라: 영화에 출연해 주신 캐스트 분들이 정말 각각의 캐릭터에 딱 맞아서. 출연해 주신 캐스트 분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굉장히 즐겁게 촬영을 해 주신 것 같아서, 그 즐거움이 영화에도 자연스럽게 드러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봐 주시는 모든 분들의 크리스마스가 멋진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2.12.12 음악나탈리 인터뷰 특집기사 
번역: Sisi (Twitter @oO0Sisi0Oo)
원문주소: https://natalie.mu/music/pp/eve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