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라는 이야기의 행방
앨범 '회인' 발매와 병행하여, Eve는 몇 가지의 새로운 표현에도 발을 딛고 있다. 한 가지는 2월에 하츠네 미쿠를 특집으로 한 보컬로이드 앨범 'Eve Vocaloid 01'이라는 작품을 발매한 것. 그리고 또 한 가지는 3월 15일부터 넷플릭스에 'Adam by Eve: A Live in Animation'이라는 영상작품을 세계적으로 방송한 것. 보컬로이드라는 자신의 루트라고도 할 수 있는 것과 마주하면서, 라이브 영상과 실사, 애니메이션이 섞여있는 장르리스(less)한 영상표현을 제시했다. 원점회귀와 새로운 도전을 새 앨범에 맞춰 진행했다는 것의 의미는 굉장히 크게 느껴진다.
Eve: '보컬로이드 앨범은 예전부터 언젠가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요, 그 계기가 되었던 것이 작년 말에 한때 커버를 중심으로 동인 활동을 했을 무렵 만들었던 'Wonder word' 'Round Robin'이라는 두 장의 앨범의 재발매반을 내기로 했던 거예요. 그 흐름으로 보컬로이드 곡 작품도 만들게 됐어요. 이번 1,2년간 저를 알게 되신 분들께 대해서는 지금 현재에 도달하기까지 제가 더듬어 온 활동의 궤적도 알아주셨으면 했고, 동시에 저 자신을 위해 그런 것도 있어서. 평소에 새로운 표현을 찾으며 활동해 왔지만, 그것만으로는 스스로 불안해지는 경우가 가끔 있어요. 그래서 제 뿌리에 변함없이 존재하는 것과 다시금 마주함으로써,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싶다는 것도 어딘가 있었어요.
한편 영상작품 'Adam by Eve: A Live in Animation'은 코로나 이후, 지금까지처럼 라이브를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라이브와는 다른 새로운 형태로 무언가를 전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Eve: '코로나 이후, 많은 아티스트 분들이 다양한 형태로 라이브 표현을 모색해 왔다고 생각해요. 그러던 중 '자 그럼 Eve로서는 어떤 표현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서. 역시 저는 라이브에는 그 장소에서만 표현할 수 있는 것과 전해지는 것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다면 그저 라이브를 방송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새로운 영상 표현을 제시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은 '우리들 아직 언더그라운드'라는 곡에서부터 함께 영상을 만들고 있는 오다(노부타카) 감독님과 카와무라(겐키) 씨와 같이 제작하였는데요, 기본적으로는 신뢰하는 두 분께 (대부분을) 맡겼어요. 그렇게 해서 완성된 작품을 봤을 때 정말 카오스였어서, 좋다/싫다라든가, 좋다/나쁘다라는 게 아니라, 어찌됐든 신기한 것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다 봤을 때는 또 빨리 라이브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이 작품을 봐 준 사람들도 똑같이 다시 라이브에 가고 싶다고 생각해 준다면, 그게 가장 최고라고 생각했어요. 분명 본 사람 각자 느끼는 건 다를 테니, 빨리 다양한 사람들의 감상을 들어보고 싶어요.
Eve 본인이 말한 듯, 지금까지 그의 활동은 늘 이곳이 아닌 어딘가, 새로운 무언가를 계속 찾고 있는 것이었다. 그런 나날을 보내면서 Eve 자신도 변화해 왔다고.
Eve: '......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중학생 때 니코니코 동화를 만나고, 처음 인터넷에 제 노랫소리를 업로드한 건 십몇 년 전이니까요.'
한 가지 변화의 예를 들자면, 지금까지 일절 맨얼굴을 보이지 않고 미디어에 나오는 경우도 적었지만, 작년 말에는 스포티파이 TV CM에 출연하여 나레이션도 담당하였고, NHK 다큐멘터리 방송에도 출연하였다. 그리고 이번 특집을 위한 촬영에도 임해주었다.
Eve: '처음엔 라이브도 잘 못했었다고 말씀드렸지만, 미디어를 통해 다른 사람들 앞에 나가는 것도 역시 어려워서. 하지만 저를 이해해 주려고 하는 분들과 함께 어떤 식으로 Eve를 전할까라는 것에 도전해 봤더니, 하길 잘했다는 것도 많았어요. 예전 같았으면 사진을 찍힌다는 게 생각지도 못할 일이었지만, 지금은 전향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어요. 그런 마인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수년 동안의 큰 변화라고 생각해요.'
설령 제가 육체적으로 죽었다 해도, 제가 만든 음악이 누군가의 귀에 닿아,
기억에 남는다는 것으로 'Eve'라는 개념은 계속 살아있어요.
Eve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함께 표현을 만들어 왔다. 다양한 크리에이터와의 공동작업, 타이업이란 것에 도전, 그리고 작품과 라이브를 통해 많은 리스너와 쌓아 올려온 것들. 그렇게 자신의 외부의 세계가 타인과 엮이며 Eve는 성장하였고, 변화해 왔다는 것이다.
Eve: '"오토기"를 냈을 때쯤부터 여러 사람과 만나 자극을 받으며 같이 작품을 만들어 가던 중, 제가 상상하고 있던 범주를 뛰어넘은 것이 생기는 순간의 그 두근거림을 맛볼 수 있게 됐어요. 그렇기에 앞으로도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고 싶어요. 표현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누군가와 엮이는 것이 아직까지 서툴러서. 저에게 있어선 혼자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고양이를 계속 쓰다듬거나 하는 시간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오다 노부타카는 'Adam by Eve: A Live in Animation'에 더해, "Eve란 것은 '개념'같은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라고 적었다. Eve란 지금 눈 앞에서 대화하고 있는 그가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Eve는, 그인 것과 동시에 오다 감독이 말했 듯 'Eve'라는 하나의 독립된 '개념'일지도 모른다. 인터뷰를 하며 그렇게 느꼈다.
Eve: '저라는 인간과 'Eve'는 별개라고 쭉 생각했지만, 계속 'Eve'와 저는 함께 있기 때문에, 저도 'Eve'에 다가가고, 'Eve'도 저에게 다가오는, 그런 느낌이 있어요. 하지만 사실 그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저 제 음악과 표현이 순수한 형태 그대로 누군가에게 닿았으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로는 오다씨가 말씀하신 듯 'Eve'가 개념이 된다는 것은 이상적인 것일지도 몰라요.'
Eve라는 '이야기'가 어디로 향하는지, 그 행방은 어쩌면 Eve 본인도 모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도 그 '이야기'는 계속된다. 그가 계속 노래하는 한.
Eve: '설령 제가 육체적으로 죽었다 해도, 제가 만든 음악이 누군가의 귀에 닿아, 기억에 남는다는 것으로 'Eve'라는 개념은 계속 살아있어요. 그건 굉장히 행복한 일이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제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 그래서 지금 제가 계속 노래하고 싶다, 음악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는 근거에는 들어주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와 그 기대에 응답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SWITCH 2022 4월호 인터뷰
번역: Sisi (Twitter @oO0Sisi0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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