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
회인기담
2009년, 우타이테로서 인터넷씬에 등장하여, 머지않아 작사작곡을 행하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Eve.
그는 절대 맨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음악, 그리고 영상과 아트워크라는 표현의 힘만으로 인터넷을 뛰어넘어, 리얼한 세계에서도 큰 지지를 얻는 것까지 도달했다.
Eve가 그려내려는 '이야기'는 대체 어떤 것인가,
그와 함께 다양한 표현을 만들어 낸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의 시점, 그리고 Eve 본인의 말을 통해, 그 '이야기'의 본모습을 펼쳐나간다.
PHOTOGRAPHY: AOKI SYUYA
STYLING: TAKADA HAYATO
HAIR&MAKE-UP: IITSUKA YUKO
ALL TEXT: ITAKO JUNICHIRO
Eve | 그 이야기가 그려내는 것
약 2년만인 풀앨범 '회인'을 발매한 Eve.
이번 작품에 기록된 아티스트로서의 진화와 변화를 펼쳐나가며,
'Eve'라는 존재를 그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파헤친다.
TEXT: ITAKO JUNICHIRO
YouTube와 스트리밍 서비스를 두고 경이적인 재생수를 기록하고, 현재 일본의 음악씬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Eve.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그의 얼굴을 세상에 알린 적이 없고, 스스로 만들어 낸 음악과 그곳에서 파생된 MV와 아트워크라는, 순수한 표현의 힘만을 무기로 삼아 여기까지 활동해 왔다. 2009년부터 니코니코동화를 두고 다른 사람의 악곡을 커버하는 “불러보았다”라는 장르로 음악을 시작한 Eve. 이윽고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작사작곡을 시작하여, 싱어송라이터로서의 활동을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그로부터 불과 몇 년만에 어떻게 그의 음악이 여기까지 점점 빠르게 리스너의 지지를 모을 수 있었을까? 이전부터 이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있던 중에, 작년 여름 처음으로 그를 인터뷰 할 기회를 얻었다. 그 때의 테마는 “다양한 영상매체와 깊게 얽히며 생겨나는 음악의 현지점”이라는 것이었다. 그 취재에서 그는, 음악과 영상에서 하나의 표현이 된다는 감각을 10대 때부터 가지고 있었다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그 때는 온라인 인터뷰였기에, 직접 Eve 본인과 만나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쪽에서 물어보는 질문에 진지하게 답해 주는 그의 온화하고 상냥한 목소리를 들으며, 언젠가 살아 움직이는 Eve와 마주하여,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 그가 음악을 다양한 종류, 다양한 형태의 수법으로 그려내는 “이야기”를 새로운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다고 강하게 생각했다. 그 후, 레이블을 통해 Eve의 특집기획을 제안하였고 (Eve)본인을 포함한 회의에서 촬영 컨셉 이미지를 잡아 나가며, ‘회인’이라는 앨범이 완성된 이 타이밍에서의 특집이 실현되었다.
표현자로서의 자아
이번 특집에 있어서 Eve에게 인터뷰로 묻고 싶었던 것은, 최신 앨범 '회인'은 물론, '그곳에 이르기까지 그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변화해 갔는지'라는 것이다. Eve와의 대화는 자신이 작곡작곡을 하게 된 후 지금까지 발표해 온 '문화', '오토기', 'Smile'이라는 3장의 앨범을 다시금 풀어나가는 것부터 시작되었다.
Eve: '제 활동은 다른 사람의 악곡을 커버하는 것부터 시작됐는데요, 점점 자기가 만든 곡만으로 앨범을 한 장 만들고, 라이브에서 연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결과 태어난 것이 '문화'였어요. 제작중엔 어찌됐든 악착같이 했었지만, 어딘가 정말 완성시킬 수 있을까? 라는 마음도 있었어요. '문화' 때는 제 손에 닿는 범위에서 동인적인 활동을 했어서, 그건 그거대로 만족스러웠지만 다음은 무엇을 할까라고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마침 그 무렵 지금 함께하고 있는 레이블(TOY'S FACTORY)이 제안을 해 왔어요. 그 무렵엔 집에서 녹음한 적도 많았었는데, 메이저 입성한 후 레코딩 스튜디오에서 제작할 기회도 받아서, MV 제작도 개인 작가분과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큰 스튜디오와 함께 제작하는 경우도 늘어났어요. 그것은 굉장히 자극적인 체험이고, 동시에 몸이 바짝 긴장되는 느낌도 있었어요. 그런 환경의 변화 안에서 만든 것이 '오토기'라는 작품으로, 자작곡도 20곡 정도가 되었고 원맨 라이브도 실행할 수 있게 갖춰져서, 저로서는 '오토기'를 통해 스타트 시점에 설 수 있었다고 느꼈어요.
'문화', '오토기' 두 작품에는 Eve의 대표곡이라고도 할 수 있는 '넌센스 문학'과 '드라마트루기', '도쿄 게토', '아웃사이더'라는 악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당시의 음악성은 기타록과 밴드사운드가 주축이었다.
Eve: '저는 계속 일본 음악의 밴드사운드가 좋아서 (그걸) 들었기 때문에, 맨처음 두 장('문화'와 '오토기')에는 그러한 저의 근본이나 (제가) 좋아하는 것이 담겨있다고 생각해요. 그랬던 두 장의 앨범을 거치고 나온 'Smile'에서는 드디어 겨우 자신에게서 여유가 나왔다고 해야할지,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었어요.
메이저 두 번째 앨범 'Smile'에서 그의 안에서 큰 변화가 일어났다고.
Eve: '2장의 앨범을 내고 라이브를 할 기회가 늘어나서, 그 경험을 통해 악곡을 만들 때 라이브에서 이런 곡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식으로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때까지 해 오지 않았었던 접근을 해 가면서 곡을 만들어 보겠다는 발상이 생기게 된 게 아닐까 싶어요. 또한, 타이업곡을 만든다는 경험도 컸어요. 눈앞에 있는 작품과 프로젝트, 혹은 사람에게 다가가면서도, 자신의 필터를 통해 생기는 것은 굉장히 '나의 음악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게 신선한 발견이기도 했어요. 그런 새로운 시도나 경험을 하면서 생겨난 것이 'Smile'이었구나 싶어요.'
'근거도 없지만 괜찮아,' 같은 느낌도 현재 마음의 표현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기분은 지금까지의 세 장의 앨범에는 없던 것이다.
세 장의 앨범 제작을 통해 착실히 아티스트로서의 스텝업을 해 온 Eve. 'Smile'을 발매한 후, 그는 과거최대규모의 아레나 라이브를 예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만연하여, 아레나 라이브는 연기,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중지하게 되었다.
Eve: 'Smile을 2020년 2월에 발매하기 직전까지 '수상한 식탁'이라는 투어를 돌고, 1월 최종공연에서 앨범 발매 후 5월 아레나 라이브를 한다는 것을 발표했어요. 그후, 리허설에도 들어가기 시작하고 셋리스트도 정해진 3월쯤에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어서, 우선 연기해야 되겠다 싶었어요. 원래라면 아레나 투어 후에는 여름부터 가을을 거쳐 전국을 도는 홀 투어도 예정하고 있었어서, 2020년은 라이브가 중심인 한 해가 될 예정이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게 전부 없어져 버리고, 외출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뮤지션을 시작으로 표현자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일상이 코로나 이후 변해버렸다. 그런 상황 속, Eve는 어떤 생각을 안고 나날을 보냈을까.
Eve: '생활에 관해 얘기하면, 저는 평소에 그다지 밖을 나가는 타입이 아니라, 솔직히 스트레스도 별로 없었고 집에 혼자 있으면서 뭔가 생각할 게 있었냐라고 한다면 그런 것도 아니라서. 하지만 표현자로서 여러가지 생각할 건 있었어요. 저는 그때까지 많은 라이브를 해 온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즉 라이브란 것을 그렇게까지 중요시하지 않았다는 것이기도 해서. 그렇지만 앨범을 내고 투어도 하면서, 라이브의 소중함에 대해 깨달아갔어요. 그렇기에 'Smile'이란 앨범을 발매한 것만으로는 제 안에서 소화불량이라고 해야하나...... 유튜브 등에 뮤직비디오를 발표하고 그곳에 달리는 댓글이나 반응뿐만이 아니라, 라이브 무대에서 관객분들을 눈 앞에 두고 노래하는 것을 통해 처음으로 느껴지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함을 실감하게 된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라이브를 연기, 중지해야만 하게 되었을 때의 상실감이 상당했어요.
Eve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Eve: '아까 얘기했지만, 스스로 작사작곡한 곡으로 '문화'라는 앨범을 만들려고 했던 이유 중 하나가 '라이브'였어요. 그 이전에도 라이브를 하긴 했었지만, 그건 누군가의 곡을 커버해서 불렀던 거라, 그것에 대해 위화감이라고 해야하나 뭔가 걸리는 것이 있었어요. 그래서 자신의 곡만으로 앨범을 만들어서, 라이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저는 사람 앞에 서는 게 서툴어서, 솔직히, '문화'와 '오토기' 때는 라이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는 적극적이지 못했어요. 하지만 라이브를 거듭해 가면서 라이브의 즐거움을 느끼게 되었고, 라이브를 하고 싶으니까 새로운 곡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무의식적으로 싹트기 시작했어요. 그런 저의 변화를 깨달을 수 있던 것이 코로나로 인해 라이브가 사라져버렸을 때였던 것 같아요.'
'코로나화'라는 사태 속에서, Eve도 우리와 같이 몸부림치고 괴로워하며, 그럼에도 그는 표현자로서의 자아를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회인' = Eve
당초 예정되어 있던 라이브 활동을 단념할 수밖에 없게 된 2020년 이후. 그러나 Eve는 TV애니메이션 '주술회전'의 제 1기 오프닝 테마인 '회회기담', 애니메이션 영화 '조제와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위한 '푸름의 왈츠', '심해', 또한 롯데 '가나초콜릿'의 테마곡 '평행선'이라는 악곡을 제작하여, 부단히 (악곡을) 발표해 갔다. 그런 제작에 대한 모티베이션을 어떻게 유지하고 있었을까.
Eve: '역시 처음에는 'Smile' 악곡을 선보일 라이브 자리가 없어져 버렸다는 것에 질질 끌리고 있었어서, 단번에 (태도를) 바꾸고 제작에 임할 수 있는 기분이 아니었고, 저의 동기부여의 근원지를 어디로 두면 좋을지도 잘 모르겠는 상태가 잠시 지속됐었어요. 그러던 중에 타이업이란 것이 절 도와줬던 것 같아요. '이런 걸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닿아, 자극을 받음으로써 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얻을 수 있었고, 그로 인해 점점 곡이 생겼어요. 분명, 여태 해 온 것처럼 현재의 제 마음을 (곡으로) 쓰려고 해 보면, 좀처럼 곡을 쓰지 못했던 것 같아요. 'Smile'에서도 타이업에 도전했지만, 이만큼 (타이업을) 해 본 적이 없고, 하지만 점점 다양한 이야기를 받은 덕분에 어떻게든 제작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자신 안에 소화불량처럼 쌓여있는 마음을 안은 채로 타인과 엮이고, 하나하나 타이업과 마주하며 악곡을 제작해 가던 중, 앨범의 윤곽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Eve: '앨범에 대한 것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것이 아니라, 곡이 점점 생겨나가던 중에 자연스럽게 슬슬 앨범으로 (곡들을) 합쳐야겠다는 흐름이 되어서, (그것을) 이번 3월(2022년)에 내자고 하게 된 느낌이에요. 그중 '이번 앨범에 이름을 붙인다면 어떤 게 좋을까'라고 생각해서 나온 것이 '회인'이라는 단어였어요. 왠지 모르게 제작을 진행해 가면서 '회(廻 돌 회)'라는 글자가 열쇠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번 앨범에 수록된 악곡을 제작했던 약 2년이란 시간은 코로나화 상태였고, 어떻게 해도 앞이 보이지 않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듯한 상황 속에서 세상 사람들이 빙빙 돌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저 자신도 이번 2년간이란 시간은 'Smile'과 맞닿아 (그 당시를) 계속 돌고 있는 느낌이고, 어떻게 해도 시원히 풀리지 않는, 제자리걸음처럼 그저 한없이 돌고 있는 것 같은 시간이어서. 이 앨범을 발매하고, 그 후 라이브를 통해 그러한 (제자리걸음 같은) 상태로부터 빠져나가고 싶다는 심정도 담아서 '회인'이라고 한 거예요. 그리고 '회회기담'이란 곡을 만든 것도 컸어요. '주술회전'이라는 터무니없이 큰 작품에 음악으로 얽힐 수 있어서, 그 곡을 통해 그때까지 전혀 저를 모르고 계셨던 분들께도 Eve라는 존재를 알릴 수 있게 됐어요. 그 결과, 정말 감사하게도 "회회기담 부른 사람이다", "주술회전 그 사람이다"라고 불리는 경우도 늘어나서. 그런 상황에 대해 약간 비꼬거나 장난치는 것은 아니지만, "회(廻)"에 "인(人)"도 붙여서, '회인' = Eve라는 의미를 붙여도 괜찮을지 생각했어요. 지금까지의 앨범도 그렇지만, 처음에 타이틀을 생각하고 곡을 만들어 가는 게 아니기에, (곡을) 만들면서 조금씩 보이게 된다고 해야 할까, 느낌대로 타이틀을 붙이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명확한 이유나 의도 같은 것은 솔직히 별로 없어요.'
SWITCH 2022 4월호 인터뷰
번역: Sisi (Twitter @oO0Sisi0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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