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저의 구원" Eve, 아티스트로서의 긍지를 보여준 '花嵐(하나아라시)'
Eve에게 있어서 커리어 최대규모 원맨라이브인 '하나아라시'가 11월 25, 26일 사이타마・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개최되었다. 티켓은 두 공연 모두 매진되었다. 꽉찬 청중들 앞에서 Eve는 지금까지의 음악 활동을 총괄하는 듯한, 집대성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가로로 길고 거대한 LED스크린과 Y자 모양의 돌출무대가 준비되어, 레벨 500까지 개방된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 돌출무대에는 가로등과 풋라이트(Foot light), 식물이 여기저기 설치되어 있었다. 느긋하게 객석 조명이 꺼짐과 동시에, 스크린에 비춰진 것은 황폐한 도시의 모습과 다양한 식물이 싹트고 있는 흑백 영상. 눈앞에 펼쳐지는 영상미에 관객이 매료되어 있으면, 스테이지에는 Eve와 밴드멤버의 실루엣이. "다 깨 부수자 타마아리!". 그렇게 포효한 Eve가 오프닝으로 보여준 것은 인기곡 '넌센스 문학(ナンセンス文学)'이다. 만화풍의 영상 연출을 교차시켜, 높낮이 차이가 심한 멜로디를 자유자재로 소화하며, 청중의 고양감을 급속도로 높여간 Eve. 이어서 '파이트송'에서는 은테이프가 발사되어, 공연장 안은 마치 클라이맥스처럼 달아올랐다. 그런 풍경을 앞에 두고 Eve는 "너무 텐션 높아진 거 아냐?"라고 웃으며, "오늘도 특별한 날로 만듭시다"라고 관객에게 말했다.
스크린에서 귀여우면서도 어딘가 으스스한 캐릭터 ZINGAI들이 약동하는 중, Eve는 복잡한 전개를 들려주는 새로운 곡과 옛날 곡들을 차례차례 보여주었다. 중반에서는 "제 곡만으로 라이브를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그때 만들어진 앨범이 '문화'라는 앨범이었어요", "셋리스트에 다 담지 못할 정도로 곡을 만들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들어주시는 여러분이 계시니까 계속 (음악을) 만들 수 있었어요."라고 우타이테에서 싱어송라이터로 전환한 타이밍을 되돌아 보며, 전환기에 만들어 낸 미디엄튠 '양을 세어(羊を数えて)', '미아(迷い子)'를 부드러운 목소리로 잔잔하게 노래했다.
"6년은 눈 깜짝할 새였지만, 그저 악착같이 앞만 보고 온 것도 아니었던 것 같아요. 무대 아래에선 헤매거나 갈등하거나…… 그저 고민이 생겼을 때, 저에게 나아갈 방향이 되어준 것은 언제나 음악이었고, 제가 그랬던 것처럼, 제 음악이 누군가를 구제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이를 먹고 바뀌어 가면서, 바뀌지 않는 것도 있구나라고 제 옛날 곡을 들으며 강하게 생각했고, 소중히 여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Eve가 진지한 말로 음악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였고, 객석 이곳저곳에서 따뜻한 박수가 나왔다.
하지만, 편안한 분위기가 떠도는 것도 잠시, 네온사인 영상 연출이 빛나던 '호랑래(虎狼来)'를 기점으로 Eve는 록 모드로 체인지. BPM이 높고, 변박자투성이인 악곡을 잠시의 틈도 없이 투하하였고, 우타이테로서의 실력을 남김없이 발휘했다. 그 위에, "어제는 이 곡을 안 했어요. 하지만 안 하면 끝낼 수가 없지"라는 말 이후 '드라마트루기(ドラマツルギー)'를 열창하였고, 또 그 위에 '아반(アヴァン)', '회회기담(廻廻奇譚)'이라는 '주술회전' 타이업 어퍼튠을 연속으로 보여주었다. 그동안, 관객이 착용하고 있던 팔찌 모양의 LED 라이트는 서로 다른 색깔을 발산하며, Eve가 만들어 온 음악들을 색칠해 주었다.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를 댄스장으로 바꾼 '지루함을 재연하지 마'를 거쳐, Eve는 "2일간, 같은 공간에서 함께 음악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그 외에도)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어찌 됐든 즐거워"라고 충족감을 나타냈다. "언제든 좋으니까 제 음악이 여러분의 곁에 있어주는, (여러분을) 지지해 주는 지지자로 쭉 있어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다시금 결의를 밝힌 그는, 라이브 타이틀이기도 한 신곡 '하나아라시(花嵐)'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목소리에 이끌려가듯 스크린에는 선명하게 물든 환상적 세계가 떠오르고, 드높이 울려 퍼지는 심포닉한 사운드와 함께 공연장에 축제감을 가져온다. 클라이맥스에선 Eve가 돌출무대 중앙에 서고, 그 양측에서 꽃가루가 휘날리며 공연장에 "꽃폭풍(花嵐)"이 일어났다.
앵콜에서는 자신의 곡을 들어주는 팬, 긴 시간 함께하고 있는 밴드 멤버, 라이브를 함께 만들어 온 스태프에게 감사의 마음을 몇 번이나 전달한 Eve. 그 마음을 전하 듯 초기곡 'sister' 퍼포먼스를 팬에게 선물하기도 하고, "여러분과 같이 부르고 싶은데 같이 불러 주실래요? 추억 남겨요"라며 '너에게 세계(君に世界)'를 대합창하기도 하고, 서비스 정신 왕성한 무대를 전개했다. 그리고 "마지막을 차분하게 끝내고 싶지 않아서. 목이 쉴 정도로 할 수 있겠나!"라고 부추기며, 힘을 최대한 쥐어짜는 듯 '문화'의 수록곡 '마음에 드시는 대로(お気に召すまま)'를 뛰어나게 소화했다.
"저에게 있어서, 잊지 못할 특별한 2일이 되었어요. 저는 앞으로도 음악을 계속해서 만들 것이고, 여러분의 있을 곳이 될 수 있도록 라이브를 만들어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부디 또 훌쩍 놀러 와 주셨으면 좋겠어요."라며 "다음"을 약속하지 않은 채 무대에서 사라진 Eve였지만, 종연 후에는 카나가와・요코하마BUNTAI 공연을 포함한 첫 아시아 투어 'Eve Asia Tour 2024 『Culture』' 개최를 알렸다. 자신의 "문화=Culture"를 일본에서 세계로 전한다는 것을 약속하고 '하나아라시'의 막을 내렸다.
2023.11.30 음악나탈리 기사
번역: Sisi (Twitter @oO0Sisi0Oo)
원문주소: https://natalie.mu/music/news/5511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