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있는 그대로의 모습’, 더욱 ‘그대로’인 자신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
── 다양한 음악적 도전을 해 오며 심화와 확장을 이뤄온 Eve의 세계.
'회인' 후의 홀 투어, 그리고 일본무도관 2Days를 지나,
또다시 새로운 모드로 돌입한 Eve의 현위치는?
악곡제작 수완은 물론, 우타이테로써 풍부한 표현력이 눈에 띄는
NEW EP '보쿠라노'에서 보이는 Eve의 현재를 파헤친다.
"저는 계속, 제 마음이 원하는 쪽으로 가고 싶다는 것에 무게를 두고 살아와서. 그게 제가 하고 싶은 것이고 제가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자세로 계속해 왔다고 생각하는데요, '코로롱(호랑래)'에서 말하고 싶은 것도 정말 그거예요. 여러가지가 있지만, 한 번 더 자신의 마음에게 물어보고,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가라는 것을 한 번 더 물어보는. 그런 곡을 쓰고 싶었어요."
글 = 아리이즈미 토모코(有泉智子)
라이브 사진촬영 = Takeshi Yao
작년 3월의 앨범 '회인' 이후, 딱 1년만에 나오게 된 신작 '보쿠라노'. 라고 하지만 '회인' 발매 다음달엔 영화 '버블'의 오프닝으로써 만들어진 신곡 "Bubble"을 내고, 전국 8도시 9공연을 돌았던 2년만의 라이브 투어 후, 8월에는 첫 일본무도관 공연 2Days를 완수했다.
연말엔 영화 '블랙 나이트 퍼레이드'의 주제가인 "시라유키(백설)", 그리고 TV애니메이션 '체인소맨' 제 12화 엔딩 테마 "파이트송"을 발매하여, 이 한 해는 코로나사태 이전의 Eve의 활동과 비교해 봐도 매우 열정적으로 움직인 시기였다. 그랬던 작년 한 해가 지나고, Eve는 '문화'부터 '회인'까지의 큰 시즌에 한 단락을 짓고, 또다시 새로운 지평을 걷기 시작하는 것이 이번 EP 앨범을 통해 확실하게 전해져 온다.
그 어느 때보다 매우 자유로우면서도 매우 풍요롭고, 그리고 매우 눈부신 빛으로 흘러넘치는 작품이다. 본 작품에는 TV애니메이션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오프닝 테마로써 만들어진 표제곡과 "코로롱", "오곤노히비(황금의 날들)", "시라유키(백설)" 총 4곡이 수록되어 있고, 곡조는 악곡마다 다 다르지만 어느 곡이든간에 어찌됐든 Eve 본인의 노래가 매우 표정이 풍부하고 굉장하다. 하나의 곡 안에서도 가사의 스토리나 그곳에 담겨있는 감정에 호응하여 다양한 음성과 가창에 대한 접근법이 입혀져 있는데, 특히 "오곤노히비(황금의 날들)"에 현저한 듯한 믹스 보이스나, 가성을 이용한 평온한 노랫소리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이 굉장하다.
애초에 우타이테 출신이기도 하여, 복잡한 리듬감이나 기복이 큰 멜로디를 능숙하게 노래하는 테크닉과 표현력도 전부터 높았었지만, 이번 EP에서 Eve의 노래는 지금까지 그 어느 때보다 그의 마음이 해방되어 있는 듯한, 그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어디까지든 자유롭게 하늘을 높이 비행하고 있는 듯한, 뛰어남과 훌륭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Eve의 현재 심경과 연결되어 있다라는 것이, 이 인터뷰를 통해 전해질 것이다. 그의 현위치를 꼼꼼히 물어보았다.
"'문화'부터 '회인'을 향해 가는 중에, 제 세계관을 점점 장대하게 넓히고 크게 만들어 간 이미지가 왠지 모르게 있었어요. 그래도 지금은 어느 쪽이냐라고 한다면, 정말 저에게 필요한 것만이라고 해야 하나, 필요하지 않은 것을 점점 떼어내 가면서 더더욱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의, 자신에게서 스르륵하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을 그대로 전하고 싶어요"
Q. '회인' 취재 이후의 인터뷰인데요, 이번 한 해(2022년)는 라이브와 제작을 향해 쭉 움직여왔던 1년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Eve: 맞아요. '회인'이 작년 3월 16일에 발매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깜짝 놀라요. 정말 눈 깜짝할 새였다는 게 강하게 느껴져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로는, 코로나 사태에 쭉 맞서왔을 때부터 조금씩 평소 생활이 돌아왔다는 것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도 이번 한 해(2022년)라고 하면, 역시 저에게 있어선 라이브가 엄청 컸어요. 라이브 방식도 서서히, 이전과 완전히 같진 않지만 점점 되돌아가고 있어서, 모두가 (전에 비해) 발걸음을 잘 옮길 수 있게 된 이번 한 해 중에서, '회인'이라는 앨범을 가지고 전국을 돌기도 하고, 무도관도 2일 공연할 수 있게 되었어요. 다른 분들과 비교해 보면 라이브 횟수가 적다고는 생각하는데요, 저에게 있어서는 역대 가장 많은 횟수였어요. 그건 저에게 있어서 매우 큰 경험이 되었어요. 특히 무도관은, 저는 계속 집에서 곡을 만들고 있고 그것을 전하고, 그것이 (리스너 분들께) 전해지게 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도 다시금 무도관에서 관객 분들과 대면하고, 그곳에서 처음 라이브로 보여드린 곡도 있었는데요, 그것을 부를 수 있게 되었을 때 드디어 그 곡이······ 완성되었다라는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래도 제대로 전해졌다라는 감각을 그 때 분명하게 실감할 수 있었어요. 그건 (저에게 있어서) 매우 컸고, 그것이 저의 수확이 되어서, 이번 EP 제작에도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Q. 무도관 공연은 '회인'의 수록곡들로 시작되어, Eve군의 역사를 더듬어 보는 듯한 구성의 셋리스트여서. 말해 보면 지금까지의 활동 중 하나의 결과집 같은 인상이었던 라이브였고, 그리고 실제로 정말 굉장한 라이브였어요. 저는 5월 도쿄 가든시어터에서의 라이브도 관람했어서, 그 때도 굉장하다라고 생각했었는데요, 무도관에서의 Eve군에게서 나오는 품격이라고 해야하나, 표현자로써 역량과 에너지가 한단계 올라간 듯한 감각이 있었어요. 단기간에 그렇게나 파워업이 가능했던 건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Eve: 정말 한번 한번이 강하게 기억에 남아있을 정도의 체험을 해 나가는 중에, 단순히 여러 장소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는 게 자신감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고, '이렇게 (손을) 흔들면 이렇게 반응해 주겠지'라든가, 그러한 관객 분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점점 알게 되었다는 것도 컸고. 그리고 밴드와의 신뢰관계도, 예전부터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더더욱 쌓아 올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도 있었어요. 그래서 그렇게 되어가면서 '좀 더 스튜디오에 들어가자'라고 하게 되고, 서포트 해 주는 멤버와 함께 스튜디오에 들어가서 얼굴을 맞대고 연주하는 기회도 늘어났어요. 결국 그런 것이 무대 위에 섰을 때 나타난다는 것 ── 아까 말씀해 주신 것처럼 품격이라는 것은 아마 자신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런 것과 연결되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Q. 무도관 공연 때 조금 의외였던 것이, 전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밝은 빛 아래에서 노래하거나 MC*를 하는 순간이 있어서요. 이전에는 Eve군의 실제 모습이 그렇게까지 관객들에게 잘 보이지 않는 듯한 연출이 많았던 것 같은데요, 전에 비해 관객 분들과 직접적으로 대치하여 소통할 수 있게 되었구나라는 인상이 있어서. 그렇게 된 것도 어딘가 관계있는 것인가 싶었거든요.
* MC: 공연 중간에 멘트하는 것
Eve: 그렇네요. 조금씩 회장이 넓어졌다는 것도 있지만, 제가 분명히 그곳에 있고, 그 앞에 관객 분들이 계시고 저는 그 앞에서 노래한다라는 ── 정말 간단한 것이지만, 그곳에 되돌아 오는 듯한 부분도 있다라고 생각해서. 물론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제가 만들어 온 세계관도 보여주면서, 모처럼 라이브라는 곳에서 대면하고 있기에 가능한, 그러한 소통이 가능하게끔 되었다고 해야할까. 역시 라이브라는 건 저도 그 장소에 있고, 관객 분들도 발걸음을 옮겨 주셨고, 물리적으로 다같이 모여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기 때문에. 그런 커뮤니케이션은 지금까지 해 오지 않았다든가,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게 아니라, 관객 분들과 어느정도의 거리감으로 마주하며 음악을 전해야 할까라고 하는, 그 거리를 두는 방법을 점점 알게 되었다는 것이 가장 (답변에) 가깝네요. 이 곡은 어떻게 하는 편이 이 곡에 있어서 더 좋을지, 그걸 위해 나는 좀 더 (무대) 앞으로 나간다든가, 그러한 전달 방식을 쓰는 쪽이 관객 분들과 더 소통할 수 있다라든가, 그런 것을 알게 되었어요. 반대로 말하면, 지금까지는 그 전단계였던 거죠.
Q. 라이브에서 보여줄 수 있는 자신의 세계관이라는 것을 만들어 내는 단계?
Eve: 라고 하기보단, 단순히 그렇게까지 머리를 굴릴 수 있는 여유가 없었어요 (웃음). '우선 라이브를 완수하겠어!'라는 마음으로, 정말 만신창이에 무작정 했는데요. 그런 것에서부터 조금 더, 셋리스트도 한곡 한곡을 마주보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어서, 더욱 그 곡에 있어서 가장 좋은 형태로, 당일에 오시는 관객 분들과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건 라이브를 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기도 해서. 그런 의미에선, 무도관 공연을 하기 전에 '회인' 투어가 가능했던 것이 정말 감사한 일이죠.
Q. '회인' 인터뷰를 할 때, '회인(廻人)'이라고 하는 타이틀에도 있듯 '회(廻)'라는 키워드는 '출구도 보이지 않는 듯한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 2년간의 자신의 마음과 연결되어 있고, 그렇기에 이 앨범이 공개되었을 때 겨우 그곳에서 빠져나와 다음을 향해 갈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라는 이야기를 해 주셨었는데요. 실제로, 그 무렵엔 어떠셨었나요?
Eve: 의식하고 있지 않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자연스럽게 다음을 향해 가고 있구나'라고 생각해요. '회인'이라는 앨범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졌던 것도 그렇고, '회인' 투어를 해 가면서 최근에 (저의 노래를) 듣게 된 분들도 계시고, 예전부터 들어주신 분들도 계시고 이런 것들을 재확인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물론 앞으로도 음악적으로도 새로운 것, 재밌는 것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지금 기분으로써는 좀 더 자신에게서 스르륵하고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을 그 모습 그대로 전달하고 싶어서. 그건 '회인'을 받아들여주신 여러분들의 반응을 보고 느낀 거예요. '굳이 스스로 의도하지 않아도 오늘 만든 것과 내일 만들 것은 서로 같은 것이 될 수 없고,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스스로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이 관객 분들에게 있어서도 기분 좋은 것이 되겠구나'라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어요. 그런 앨범과 라이브였다라는 느낌이에요.
Q. 'Smile', '회인'과 Eve군은 음악적으로 매우 다양한 도전을 해 왔고, 그것에 따라 점점 폭도 넓어졌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무렵의 마인드와는 조금씩 바뀌고 있는 듯한 느낌인가요?
Eve: 맞아요. 처음 '문화'라는 앨범은 '더 안으로 안으로'라는 마인드였는데요, 그때부터 '회인'을 향해 가던 중에 제 세계관을 점점 장대한 것으로 넓혀가는, 크게 만들어 가는 이미지가 왠지 모르게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어느쪽이냐라고 한다면, 정말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만'이라고 해야하나, 필요없는 것을 점점 떼어내가면서, 더더욱 본연의 모습, 자연스러운 자신을 전하고 싶다라는······ 저의 현재 마음으로써는 그쪽을 향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그것은 어떤 것이냐라고 한다면, 다양한 것을 고쳐 매만지거나 치장하거나 하지 않고 ── 딱히 여태까지도 그런 생각은 없었지만요. 그래도, 더더욱 저 스스로의 본연의 모습과 같은 것을 전하고 싶다라는 것이 생겼어요. 그것은 음악적으로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안 한다가 아니라, 마인드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음악을) 들어 주시는 분들께서 '그렇게 하면 된다'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셨어요. 그것은 저에게 있어서 굉장히 컸었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그 모습 그대로의 자신을 전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것이야말로,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끝까지 파고들었다가 (실제로 보면) '그럴 것까진 없구나'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Q. '스스로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한 것, 정말 전하고 싶은 것이 여러 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라는 의미군요.
Eve: 맞아요 맞아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문화'부터 지금까지 써 온 곡도 축은 바뀌어있지 않아요. 그래도 그 중에서도, '얼만큼 노력해도 인간은 바뀌지 않는다'라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가 평범하게 앞으로도 생활하면서, 다양한 사람과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그때마다 쓰는 곡은 의식하지 않아도 점점 바뀔 것이고요. 그게 어떤 곡이 될지 저도 기대하면서, 더 자연스러운 본연의 모습으로 쓸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지금 해 주신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렇게 된 요인은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은데요. 한 가지로는 Eve군이 말씀하신 대로, 라이브에서 자신의 곡이 확실하게 제대로 (관객들에게) 전해졌다고 생각하게 되었을 때, '유행했던 곡이 어땠다'라는 게 아니라, 자신의 노래가 그 사람들의 나날들에 소중한 것으로써 존재하고 있단 것을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이) '본연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줘도 된다'라는 점과 연결되어 가고 있다는 것.
Eve: 바로 그거네요. 말씀해 주신 것과 같은 감정의 변화라고 해야 할까, 지금은 그런 감정이에요.
Q. 그리고 한 가지 더 생각한 것은, 'Smile'부터 '회인'까지 걸쳐서, 그 때까지 서로 다른 음악적인 접근에도 도전해 오면서, 그곳에서 확장해 온 음악성이 제대로 자신의 피와 살이 된 것도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실제로, 이번 EP도 신선한 인상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많이 있고, 음악이 더욱 더 풍부해졌다는 느낌이 들어요. 즉, 자신의 맨모습을 보여줘도, 전과 비교해서 Eve군 자신이 음악적 풍부함을 획득했기 때문에, 그 안에서 표현할 수 있는 것을 많이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들어보니 어떠신가요?
Eve: 그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만큼 많은 곡을 만들어 오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의 폭이 단순하게 넓어졌다고 생각하는데요. 지금까진 선택지도 보이지 않는 채로, 무작정 하는 걸로 작은 범위부터 서서히 확장해 온 ── 그건 음악적으로 이러한 것을 하고 싶다라든가, 좀 더 자신이 좋아하는 음을 찾고 싶다든가, 그 때의 기분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었는데요, 하지만 그것도 무작정 확장해 온 느낌이 있어서. 그걸 거쳐서 지금은, 뭐가 됐든 새로운 것에 손을 뻗으려고 하는 느낌은 아니게 되었네요. 그건 이번 EP에도 나타나 있다고 생각해요. ·········이번 4곡은 라이브를 마치고 나서 만든 곡인데요, 어떤 곡이든 '이러한 곡을 라이브에서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마음 속) 어딘가 있는 듯한 상태로 만든 곡이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작년에 했던 (회인)투어와 무도관은 저에게 있어서 없어선 안 됐을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 '회인' 이후 발매한 건 "Bubble"부터 시작되는데요, 그 곡은 '회인'과 거의 같은 시기에 만들어져서. 그렇기에, '투어' 이후로는 '체인소맨' 엔딩 테마가 된 "파이트송"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실제로 악곡이 생겨난 타임라인은 어떤 느낌이었나요?
Eve: "파이트송"부터 시작되어, (투어) 그 후에 이번 EP의 4곡을 만들었는데요. 첫 번째 곡인 "보쿠라노(우리들의)"라는 곡은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라는 원작이 있어서, 그것(원작)을 마주보고 쓴 곡이긴 하지만, 나머지 3곡에 대해서는 제 안에 조각으로 있던 것을 다시 한번 형태로 잡아나갔어요. 예를 들어 세 번째 곡인 "오곤노히비(황금의 날들)"은 2, 3년도 더 전에 왠지 모르게 직접 연주하면서 불렀던 조각 같은 것이 있어서. 당시엔 그걸 완성시켜서 세상에 낼 거라는 생각은 없었는데요, 지금 이렇게 내게 되었다는 것은, 더욱 자신을 드러내는 듯한, 자신의 올곧은 부분을 그 모습 그대로 보여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그래서 두 번째 곡인 "코로롱(호랑래)"는, 이번 아레나 투어의 타이틀이기도 한데요, 작년 라이브를 많이 진행한 후에 왠지 모르게 '이런 곡이 있으면 재밌겠다'라고 생각한 순간이 있었어요. 다음에 라이브를 한다면 이런 걸 하고 싶다라든가, 다양한 상상을 하게 되어서. 그 안에서 생겨난 것이 "코로롱(호랑래)"이기도 하고, "오곤노히비(황금의 날들)"도 이걸 라이브에서 하면 기분 좋을 것 같다라고 생각한 악곡이기도 하고······ 네 번째 곡인 "시라유키(백설)"도 정말 그대로예요. 무도관에서 (공연)했을 때 오케스트라도 함께해 주셔서, "신카이(심해)"랑 "아오노왈츠(푸름의 왈츠)"랑 "뵤카(초하)"를 불렀었는데요, 그 때의 감각을 잊을 수 없어서. 그런 걸 다시 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무도관과 같은 곡을 하는 게 아니라, 그 타이밍에 새롭게 쓴 곡으로 (공연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있어서요. 실제로, "시라유키(백설)"는 (라이브를 위한) 그런 곡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그래서 "보쿠라노(우리들의)" 이외의 3곡은, 특히 라이브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다는 점이 있네요.
Q. 그렇군요, 확실히 매우 납득되는 게 있어요. 심지어 그것은 작은 장소에서의 라이브보다, 그것이야 말로 '아레나' 같은 매우 큰 회장에서 울리고 있는 이미지인 거네요. 이번 악곡들은 어느 것이든 그 정도로 큰 광경를 각각 내포하고 있는 곡이라고 느끼기에.
Eve: 맞아요. "오곤노히비(황금의 날들)"도, 이건 처음에는 어쿠스틱 기타 하나로 만들었었는데요, 거기서부터 편곡해서 완성해 가는 중에 매우 정경이 잘 보이는 악곡이 되었다고 생각해서. 이 곡을 라이브에서 해서, 그거야 말로 모두와 함께 부를 수 있게 된다면, 그건 매우매우 기분 좋을 것 같거든요. 그렇기에 "코로롱(호랑래)", "오곤노히비(황금의 날들)", "시라유키(백설)" 이 3곡은 각각 저의 라이브를 더 진화시키기 위한 열쇠가 될 수도 있다는 보람을 느끼고 있어서. 그런 의미에서도, 아레나 투어를 앞둔 지금의 타이밍에서 이 EP를 낼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죠.
Q. 라이브를 생각하며 곡을 쓴다는 것은 전에도 있었나요?
Eve: 아니요, 거의 없었어요. 반대로 라이브라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않으면서 만들었었기 때문에 실제로 라이브에서 해 봤을 때 '큰일났다 전혀 못 부르겠어' 같은 (웃음)
Q. 확실히 멜로디의 높낮이 차이에 있어서도 박자에 있어서도, 이건 난위도가 높구나라고 생각하는 곡은 많이 있지만,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할 때가 있군요?
Eve: 있어요! 역시 저는 보컬로이드 등의 분야에서 계속 (활동)해 왔기 때문에, 조금 도전적인 곡이라고 해야 하나,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좋다' 같은 것이 있던 것 같아서. 딱히 만들 때 '어렵게 하자!'라고 의식하고 있던 건 아니지만요. 그래도, 언제나 전력질주로 스스로가 낼 수 있는 레인지(영역)는 전부 만드는 게 좋다라는 느낌으로 계속 곡을 썼던 것 같아요. 그런 것에도 라이브를 하고 나서 깨달았다고 해야 할지. 물론 그런 곡은 그런 곡만의 장점이 있지만, 라이브에서 할 때는 눈 앞에 관객 분들도 계시고, 커뮤니케이션을 해 나가면서 그런 곡만 해선 안 되겠구나라고 생각해서. 그래서 라이브에서 했을 때 더 순수하게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곡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정말 곡을 만들 때 라이브란 것을 의식하기 시작한 건 최근이네요.
Q. 저는 (회인)홀 투어에서도 일본무도관에서도, "지루함을 재연하지마"를 연주하고 있을 때의 광경이 엄청나게 좋았었는데요, 이번 "코로롱(호랑래)"는 명확히 그 너머에 있는 듯한, 댄서블한 디스코튠이어서. 또한 가사와 연결되는 듯한 음악적인 아이디어도 가득 담겨 있어서, 최고의 한 곡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데요.
Eve: "지루함을 재연하지마"도 '회인'에 수록되어 있는 곡인데요, 그때까지의 저는 그런 타입의 곡을 만들어 본 적이 없어서. 그래서 그 곡이 만들어졌을 땐 음원으로써도 굉장히 새로운 곳에 도달하게 되었고, 그것이 지금의 저의 기분이랄까, '그렇구나, 나는 지금 이런 방향을 향해 가고 있구나'라고 발견하게 된 곡이기도 하는데요, 그걸 이제 라이브에서 해 보니 음원이 만들어졌을 때랑은 또 다른 기분을 얻을 수 있었어요. 역시 다른 곡들과는 전혀 다른 감촉이 있어서······ 뭔가, 관객 분들도 포함해서 매우 엄청난 일체감이 있었어요. 제가 지금까지 써 온 "회회기담"이나 "드라마트루기"나, 그런 타입의 곡에서는 절대로 얻을 수 없는, 또 다른 양분 같은 것을 "지루함을 재연하지마"로부터 받은 듯한 기분이 들어서. 그래서, 그런 것을 또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태어난 곡이 바로 이 "코로롱(호랑래)"였어요.
"저 자신도 결국 답은 찾지 못한 채, 지금도 계속 찾으며 오늘까지 활동해 온 것이기 때문에.
실패하지 않는 것이나 후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패했던 것에 대해 깨달음이 있다든가, 후회했던 것에 깨달음이 있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해요"
Q. 매우 따뜻한 개방감을 품고 있는, 경쾌하지만 강한 악곡이죠. 여러 후회나 갈등도 안고 있으면서, 그런 것을 전부 감싸 긍정하면서 앞을 향해 갈 수 있게 해 주는 듯한, 넘치도록 빛나는 내일을 향해 함께 데려가 주는 듯한, 매우 큰 긍정감과 개방감이 있어요. Eve군의 가창을 포함해서 그루브도 굉장히 기분 좋고요.
Eve: 맞아요. "지루함을 재연하지마"를 라이브에서 했을 때, 관객 분들도 '몸을 위로 뛰고 있는 건지 옆으로 흔들고 있는 건지, 손을 위로 올리고 있는 건지 손뼉을 치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쨌든 모두 자유롭게 즐기고 있구나'라는 걸 굉장히 느꼈어요. 그게 좋았고, 기왕 라이브를 한다면 그런 것을 더 느끼고 싶었기 때문에, 그런 점을 통해 생겨난 것 같기도 해요.
Q. 굉장히 고양감이 있는, 그리고 매우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는 악곡인데요, <실태없는 장래에 불안정하고 아파>라는 가사가 있는 것처럼, 낙원 속을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잘 풀리지 않는 현실과도 제대로 마주하면서, 자신의 마음이 원하는 방향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는 강한 의지를 품고 있는 악곡이어서. '그곳이 Eve군의 음악으로써의 심지가 통과하고 있는 곳이구나'라고, 매우 생각했습니다. 지금 얘기한 것과 같은 이미지 상에서, 이런 곡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Eve: (곡을) 쓸 때는 딱히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달까, '이런 걸 쓰자'라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그 때 자신의 기분이 튀어나온 게 이 가사인데요. 그냥 저는 쭉, 자신의 마음이 원하는 방향을 향해 가고 싶다라는 것에 무게를 두고 살아왔어서. 제 평소 생활도 그렇고 음악활동도 그런데요, 그게 제가 하고 싶은 것이고 제가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자세로 계속해 왔다고 생각하는데요. "코로롱(호랑래)"에서 말하고 싶은 것도 정말 그거거든요. 다양한 것이 있지만 다시 한번 자신의 마음에게 물어보고,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은가'라는 것을 다시 한번 물어보는. 그런 곡을 쓰고 싶었어요. "코로롱(호랑래)"라는 타이틀 자체는, '말을 안 들으면 호랑이와 늑대가 와서 데려가 버린다' 같은 의미인데요, 과연 여러 사람들의 말을 듣기만 하는 인생으로 괜찮은 것인가 ── 정해진 레일을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더 욕심스럽게, 탐욕적으로, 자신의 마음에 호랑이와 늑대를 길들일 정도의 이미지로 자신의 마음에게 질문하고, 마음이 향하는 쪽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라는········· 가사에 담은 이미지로는 그런 마음입니다.
Q. 정말 서두에서 부르고 있는 <그 답은 자문자답의 건너편에 있어 어쩔 수 없어/언더그라운드한 세상 속>이라는 라인에서는, 원점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지만 정말 지금 Eve군이 말씀해 주신 대로, 다시 한번 자기자신에게 물어보고, 자신의 근본을 노래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Eve: 맞아요. 기본적으로는 언제든 재확인하고 싶죠. 오늘 생각한 것과 같은 것을 내일 또 생각할지는 모르는 일이고. 오히려, 오늘은 이렇게 생각했는데 내일은 정반대의 것을 생각하는 것처럼, 그것이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기에 그때마다 제대로 자기자신에게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자기자신, 뭔가 지금 즐겁지 않다든가, 이유는 모르지만 꺼림칙하다든가, 뭔가 다 할 수 없게 된다든가, 설령 사소한 것이라도 그런 것을 느꼈을 땐 자신의 마음과 마주하여 생각하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기도 하기에. 역시 그건 원점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정말 평소에 깨달았을 때 마주하려고 해요.
Q. <실은 불안함밖에 없지만 그렸던 꿈도 없지만/그래서 마음에 구멍이 생긴 것 같아 깨달아버렸어>라는 프레이즈가 있는데요, 그렇게 느꼈던 듯한 순간은, Eve군도 나날 속 그런 적이 있었나요?
Eve: 그렇죠········· 인간, 살면서 전혀 후회가 없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저의 경우는 그것도 포함해서 제가 선택해서 해 왔던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렇지만 역시 회의적이게 된다고 해야 할까, 정말 지금의 나는 그걸로 괜찮은가? 라고 생각한 순간이 있어서. 오히려 저로서는 현재 상태에 만족해 버리는 쪽이 두렵기 때문에, 평소에 회의적인 상태로 있고 싶다라는 건 있어요. 아마 그런 점에서부터 그런 말(가사)이 나온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느낌으로 생각해 버리게 된 시점에서, 그건 '지금과는 다른 걸 찾고 있는 자신'이 있는 게 아닐까라는 느낌도 들고요. 하지만, 계속 그런 상태네요 (웃음). 저는 계속 그렇게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이건 아마 끝나지 않을 것 같아요 (웃음). 그렇게 해서 찾아나가는 것이 즐겁기도 해서.
Q. 그것이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Eve: 응. 그렇죠. <미아 스테이홈>이라는 가사가 정말 그건데요, 저 자신도 결국 답은 찾지 못한 채로, 지금도 계속 찾으며 오늘까지 활동해 온 것이기 때문에, '나도 똑같아'라고 말하고 싶어요. 실패하지 않는 것이라든가 후회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실패한 것에 깨달음이 있다든가, 후회한 것에 깨달음이 있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라고 생각해요. 그런 마음도 담겨있는 것 같아요.
Q. 계속해서 "시라유키(백설)"에 대해 여쭤보겠습니다. 무도관 공연 때 오케스트라의 이미지가 있었다고 이야기 해 주셨는데요, 현악기의 울림이 굉장히 아름다운 악곡으로, 심지어 소위 유려한 방법 뿐만 아니라 피치카토(활을 사용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줄을 튕겨 소리를 내는 연주법)의 소리도 들어간 것처럼 들리는데요, 그 튕겨지는 음색이 효과적으로 악곡의 표정을 색칠하고 있는, 굉장히 멋진 악곡이에요. 이 곡이 만들어질 때의 에피소드를 알려주시겠어요?
Eve: "시라유키(백설)" 뿐만이 아니라 "오곤노히비(황금의 날들)"도 그런데요, 이 2곡은 사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데모를 만든 것은 아니에요. 제가 어쿠스틱 기타 하나로 녹음해서 부른 데모를 들려주고 나서 편곡하기 시작한 거라. 그래서 어느 쪽이냐고 한다면, 처음 데모는 더더욱 본연의 모습이라고 해야 할까, 더더욱 플랫(flat)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시라유키(백설)"은 편곡해 가는 중에 현악기음을 넣게 되었는데요, 작년 무도관 라이브에 건반으로 SUNNY씨가 들어와 주셔서, 그 건반과 현악기음이 겹쳐지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굉장히 두께가 있는 웅장함이 더해지고, 거기서 감동이 생겨난다는 걸 실감했어요. 그걸로 "시라유키(백설)"가 어느정도 형태가 잡혀졌을 때, SUNNY씨에게 부탁해서 현악기음을 넣게 되었는데요, 그게 너무너무 좋아서. 처음에 어쿠스틱 기타 하나로 연주하며 불렀던 본연의 모습에서 굉장히 장대한 악곡으로 부풀어진. 그게 개인적으로는 감동적이었고, 그런 것(악곡)이 되었단 걸로 또다시 라이브에서 (관객 분들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 주실지 기대가 되기도 해요.
Q. 매우 장대하고 풍부한 세계가 펼쳐져 있지만, 동시에 매우 친밀한 감각이 있는, 다가오는 듯 체온이 느껴지는 정말 따뜻한 악곡이라고 느껴서. 직접 연주하면서 불렀을 때부터 그런 분위기를 자신(Eve군)의 노래가 감싼 건가요?
Eve: 그것도 있고, 부르고 싶었던 게 '장대한 것'이 아니라 '너와 나만의 세상'이었기 때문에. 이게 가장 클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영화(블랙 나이트 퍼레이드)가 크리스마스 이야기라서, 겨울 노래를 만든다는 테마가 있었기 때문에 계절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든가, 평소 생활 속의 그리운 정경 묘사라든지, 그런 걸 쓰고 싶다는 마음이 직접 연주하면서 부를 때부터 있었기 때문에. 확실히, 그 친밀함 같은 것과 장대함의 대비도 엄청 좋죠. 가사는 '너와 나'를 노래하고 있지만 편곡은 웅장하고, 겨울 노래지만 따뜻한, 그런 갭이라고 해야 하나 대비 같은 것은 이 곡 뿐만 아니라 곡을 만들 때 왠지 모르게 생각하는 것이기도 해서. 이 "시라유키(백설)"은 그것이 맞물려서 잘 완성된 곡이라고 생각해요.
Q. 그리고 "오곤노히비(황금의 날들)". 이건 일단 가창이 굉장히 멋지다! 라고 생각했는데요. 서두나 첫 번째 싸비 전 <지금 사랑을, 사랑아>부터 시작되는 섹션은 믹스 보이스의 부드러운 가창인데요, 그게 엄청 신선하다고 느꼈고, Eve군의 노래의 표정이 매우 풍부해요. 사운드 편곡 이전에 Eve군의 노랫소리 자체가 이 곡에 매우 큰 정경을 그려내는 요인이 되었어요. 이 곡 뿐만이 아니라, 이번 4곡 모두 가창에 대해, 한 곡 안에서도 다양한 접근이 있기에 그런 자신의 노래의 자유도를 즐기면서 넓혀나가는 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Eve: 확실히 들어보니 이 4곡 전부 그런데요, 노래 부분은 기술적으로도, 표현 부분에서도 더더욱 진화하고 싶다는 마음이 엄청 있어서. 그 위에, 그때그때 만드는 곡에 대해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좋을지 다양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저의 음색이 몇 개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런 생각을 한 적 조차 없었지만 (웃음). 최근엔 그곳에도 좀 더 초점을 맞춰서, 자신의 노래, 자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실어야 좋을지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이런 창법, 저런 창법, 다양한 표현 방법으로 노래를 녹음해 보고. 그건 단순히 즐거운 것도 있어서, 그런 것을 (이번) EP에서 여러가지 해 볼 수 있었다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오곤노히비(황금의 날들)"에 관해서는, CM의 테마와 제가 쓰고 싶은 곡이 일치했던 곡이기도 해서, 그런 의미에서도 할 수 있게 되어 좋았습니다.
Q. 모리나가 제과 '수험에 in 젤리 2023'의 TV CM 타이업이죠?
Eve: 네. 타이틀에도 있듯, 수험생이나 학생 분들의 하루하루는 정말 황금의 날들이구나라고 생각해서. 당시의 저를 되돌아 봐도, 물론 아직 미숙하기도 했고 그 안에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역시, 그 날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하루하루였어서. 그 황금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더 자신감을 가지고 힘내줬으면 한다는 걸 쓰고 싶었던 타이밍이었기도 해서, 저의 그런 마음과 CM의 테마가 굉장히 잘 맞물려서 쓸 수 있게 되어 좋았어요.
Q. <포기했던 시대에 그런 장래에 / 계속 서 있지 말아줘>라는, 이 말은 굉장히 소중한 메시지로써 강하게 울려와요. 이 마인드를, Eve군은 계속 가지고 계신 거네요.
Eve: 계속 가지고 있어요. 역시 자신의 기분(상태)은 자신이 조절하는 수밖에 없으니까. 스스로를 고무할 수 있는 것도 나 자신밖에 없고.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받거나 컨디션을 어떻게 조절하고, 어떻게 자신에게 엔진을 걸 것인가, 이런 것을 생각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건 계속 전하고 싶은 말인 것 같아요.
Q. 또한 이번 표제곡으로도 되어 있는 "보쿠라노(우리들의)"인데요, 질주감 있는 직설적인 록 송에서, 2절 이후 사운드적으로도 가창적으로도 다양한 음상* 변화가 일어나는 악곡인데요, 어떠한 종류로써 Eve군의 18번이라고 할 수 있는 전개의 곡이기도 하지만, 싸비 멜로디의 진행이 Eve군의 디스코그래피로써는 굉장히 신선하다고 느꼈습니다.
* 음상(音像): 음악을 들었을 때 느껴지는 감각, 혹은 이미지
Eve: 이 곡은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에 대해 쓴 곡인데요, 지금 하고 있는 '히로아카'의 2쿨은 사실 굉장히 힘들고 괴로운 이야기가 주인공인 '데쿠'를 포함해 기다리고 있어요. 그 안에서 얼굴이 되는 오프닝 테마에는 희망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어서. 질주감 있는 다크한 곡이기도 하지만, 저로서는 그런(질주감있고 다크한) 게 아닌 접근을 하고 싶었기에, 그런 점에서부터 원작을 다시 읽고 만들었어요.
Q. 혹시 이거, 2절에서 음상이 다크하게 변하고, 그 후 브릿지적인, D멜로디 같은 곳에서 꽤나 불온한 전개를 보이고 있는 것은, 그 원작의 스토리와 호응하고 있다는 점이 큰가요?
Eve: 맞아요. 지금 (방송)하고 있는 전개는 굉장히 힘들고 괴로운 이야기라서, 음악적으로도 그런 걸 하고 싶었지만, 그저 주제가로써 (음악이) 나오는 부분은 제가 안고 있는 히어로상이라든지, 등장인물들을 고무시키는 듯한, 그런 빛 같은 것을 받게 해 주는 것을 (음악으로) 하고 싶어서.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곡조로, 그런 밝은 소리로, 그런 노래가 실린다는 느낌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 간 느낌이에요. 따라서 90초(애니버전) 듣는 거랑 풀버전으로 듣는 거랑은 인상이 달라질지도 몰라요.
Q. 싸비 멜로디의 움직임이 신선하다는 감상은 어떻게 느끼시나요?
Eve: 원작의 호리코시 선생님(작가)께 받은 오더에 '어린이든 누구든 흥얼거릴 수 있는 멜로디'라는 게 있었고, 제 개인적으로도 그런 걸 만들고 싶었어요. 어느 세대의 분이 들어도 흥얼거릴 수 있는 보편적인 말이나 멜로디란 것은, 저 자신은 의외로 지금까지 해 온 적이 없어서. 이건 처음에 얘기했던 보컬로이드 장르로부터 나온 것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저 스스로도 신선했고, 그걸 이 타이밍에서 할 수 있게 되어 다행입니다.
Q. 참고로, 브릿지 쪽은 꽤 목소리가 겹쳐져 있죠?
Eve: 꽤 겹쳐져 있네요. 몇 가지 뒤틀리게 하거나 가공해서 왼쪽 오른쪽, 정가운데에 두거나 했는데요, 그 뒤틀림 같은 것이 악곡의 불안정감에도 연결되어 있는 듯 느껴지기 때문에,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생각해요.
Q. 매우 효과적이에요. 또한, 싸비에서 노래하고 있는 <함께 낸 목소리도 전부 잃지 않을 거야 전부>라는 말과도 연결되어 가는 감각도 굉장하죠.
Eve: 아아, 그렇네요. 이 곡에서 말하고 싶은 것도 그거지만,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지만 "보쿠라노(우리들의)"라는 타이틀로 한 이유는, '혼자가 아니야'라는 것을 저 자신도 재확인할 수 있게 된 곡이어서. 나 혼자서는 성립할 수 없는, 어떻게든 사람은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고, 그리고 어떤 한 명으로써 빠져서는 안 되는 존재라는 것······ 그런 깨달음을 준 것이 이 곡이기도 해요. 저로서는 그곳이 저와 '히로아카'의 공통점이랄까, 쓰고 싶었던 것이기 때문에.
Q. 정말 잘 알았습니다. 오늘 이렇게 이야기를 듣고 다시금 느꼈는데요, 이번 EP는 대체적으로, 'Eve군의 새로운 시즌의 시작' 중 한 장이라는 인상이 있어요. '회인'에서부터 그 너머로 라는 것도 그렇고, 시대적으로도 2023년은, 코로나 사태로 꼼짝 할 수 없었던 2020~2022년과는 또다른 위상을 향해 가는 시기이기도 하기에, 우리들은 왜 가고 싶은가, 어떻게 살고 싶은가라는 것을 생각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가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곳에 빛과 환성을 보내는 EP이지도 않을까. 굉장히 멋진 4곡이라고 생각합니다.
Eve: 그렇네요. 저도 굉장히 눈부신 것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해서. 개방감은 아니지만, 지금 그런 기분이란 걸 (곡을) 나열해 보고 느껴요. 그래서 알기 쉽죠 (웃음). 코로나가 유행해서 집에서 나갈 수 없게 된 시기에 "폭도"나 "밤은 어슴푸레", "남재", "아반" 같은 곡이 만들어진 것에 대해, 그 반동이려나 싶을 정도로 "Bubble" 이후로는 밝은 것이 제 안에서 나오고 있어요. 그런 걸 느낄 수 있기에, 더 자신 그대로의 모습을 전하고 싶게 되었다는 점도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더더욱 자연스럽게 지금의 기분이나 마음과 마주해서, 그때그때의 곡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어떤 것이 될지, 저도 기대가 되고요.
Q. 아까 말씀드린 대로, 노래의 접근이 정말 다채롭게, 더욱 풍요로워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점도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회인'에서도, 그 때까지와는 또다른 표정의 가창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것을 지나 Eve군 노래의 표현성이 심화·확장되어 있구나라고 이번 작품에서 강하게 느꼈거든요.
Eve: 확실히 그렇네요. 역시 스스로 곡을 만들기 시작한 이후, 어딘가 '곡을 만든다는 것'에 무게를 두기도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애초에 저는 커버(불러보았다)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사람들이 같은 곡을 많이 커버하고 있다는 점 안에서 '나는 어떤 목소리를 실어서, 어떤 창법으로 표현해야 유일무이할 수 있을까?'라든가, 그런 걸 생각하면서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최근엔, 그걸 저의 곡 안에서도 하고 있다는 느낌에 가까워진 것 같달까. '악곡 자체에 어떤 새로운 것을 할까?' 같은 걸 생각했던 시기가 'Smile'과 '회인'이었던 것 같은데요, 그걸 지나서, 지금 기분으로는 다시 한번, '나의 (내가 부른) 노래'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해 보면, 역시 그때그때 제가 해 온 것은 '제대로 서로 이어져 있구나'. 그걸 이 타이밍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라이브. 음원으로 듣는 곡의 장점과 라이브에서 듣는 곡의 장점이란 건 전혀 다르다는 걸 다시금 느껴서, 그것에 관해 최근 굉장히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Q. 8월 아레나 투어, 기대되네요.
Eve: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또 (각) 2일 공연이지만요
Q. 오사카성 홀과 피아 아레나 MM 각각 2일씩 발표됐네요. 그래도 무도관 이틀 공연을 하고 나서 '할 수 있겠다'라고 느끼신 건 아닌지?
Eve: 아뇨, 역시 이틀은 꽤 만신창이였어요 (웃음)
Q. 아하하하하하하
Eve: (웃음). 그래도, 이번 EP곡들을 통해 할 라이브가 어떤 느낌이 될지는 저 스스로도 굉장히 기대가 되고, 그걸 향해 힘내고 싶네요.
MUSICA 2023 4월호 인터뷰
번역: Sisi (Twitter @oO0Sisi0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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