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을 벗고 탈피한 Eve
Q. 올해 10월에 공개된 "드라마트루기"의 뮤직비디오도 Mah씨가 영상제작에 힘 써주셨는데, 여기에도 히토츠메사마가 등장하네요.
Eve: 당초 곡을 쓰고 있을 땐 두 개의 곡(넌센스 문학과 드라마트루기)에 연관성을 가지게 한다든가, 그런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그저 저는 히토츠메사마를 꽤 좋아해서, "넌센스 문학" 이외에서도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Mah씨에게 계속해서 뮤직비디오 제작을 부탁했어요.
Q. 트라우마였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샌가 좋아하게 되셨네요.
Eve: 맞아요 (웃음) 꽤 좋아하게 됐어요.
Q. 두 뮤직비디오는 현실에 존재하는 도시가 무대로 되어있는 것도 공통점이네요.
Eve: 히토츠메사마뿐만이 아니라, Mah씨가 그려주신 캐릭터가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비일상적인 느낌이 강한 것들이기 때문에, 일상적인 것과 비일상적인 것이 합쳐져 있다는 게 재밌다고 생각해서, 뮤직비디오의 무대는 시부야라든가 시모키타자와 등으로 했어요.
Q. 앨범의 아트워크도 Mah씨의 일러스트가 사용되어 있는데요, 자켓에 나오는 소년의 원본 이야기가 있나요?
Eve: 이 소년은 Eve라고 하기보다는 자기자신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금까지 만들어 온 앨범의 수록곡은 (우탓테미타)커버라든지 제공곡이 많았는데요, 이번에는 처음으로 전곡 오리지널 앨범을 만들었기 때문에 제 내면의 부분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어떤 의미로는 제가 새롭게 바뀌어 태어났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어서, 껍질을 깬다고 해야하나, 탈피한다는 분위기의 그림을 부탁드렸어요. 조금 그로테스크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팝한 느낌으로 잘 마무리 해 주셨어요.
Q. 내면에서 얼굴을 드러내고 있는 존재가 조금 오싹한 느낌도 드네요.
Eve: "넌센스 문학"이나 "드라마트루기"를 만드는 중에, 제 페르소나적인 것을 깨달았다고 해야 하나, 제 안에 또 한 명의 마물 같은 존재가 숨어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게 저 스스로 흥미로워서, '이제부터 나의 내면을 더 알아가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넌센스 문학", "드라마트루기"는 일레귤러적(불규칙적)인 존재
Q. 오리지널 곡 안에서도 "넌센스 문학", "드라마트루기" 이 두 곡은 뮤직비디오 재생수도 많고 대표곡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데요, Eve씨 자신이 쓴 곡 중에서 좀 더 밝고 인상적인 곡도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작품의 수록곡 중에서 꼽자면 "홈시크(ホームシック)", "척 했어(ふりをした。)" 이 두 곡은 Eve씨의 시초이기도 한 기타 록 사운드가 인상적이었어요.
Eve: 어느쪽이냐고 한다면 지금 말씀해 주신 "홈시크(ホームシック)", "척 했어(ふりをした。)"와 같은 노선 쪽의 곡을 만드는 경우가 많아서, 이 두 곡은 제 앨범 안에서 왕도적인 요소의 중심이 되는 번호예요. 오히려 "넌센스 문학"이나 "드라마트루기"는 일레귤러적인 곡이에요.
Q. "홈시크(ホームシック)"는 Eve씨가 트위터에 제작중인 프레이즈(음악의 한 부분)를 공개했던 곡이죠?
Eve: 맞아요. 여름을 향해 만들어서, 언젠가 공개하고 싶다라고 생각했었는데요, "드라마트루기"를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어서, 뒷전이 된 곡이에요. 여름에 내진 못했지만, 앨범에 넣을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Q. "드라마트루기"의 제작이 난항이었군요.
Eve: 좀 더 수월하게 쓸 수 있으려나 싶었었는데요, 예상 외로 고전했던 곡이에요.
Q.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Eve: 뭘까나... 간격을 좀 두고 다시 들었을 때 '역시 여긴 아니야', '여기 가사는 바꾸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매일 조금씩 바꿔나가는 작업이 좀처럼 끝나질 않았어요. 최종적으로는 마감기한이 정해져 있으니까 '여기까지밖에 고민할 수 없어'라고 정해서 마무리했는데요, 생각했던 것보다 몇 배로 시간이 걸린 곡이었어요.
곡을 만드는 방식이 바뀌었다.
Q. 당초 전곡 자작곡 앨범을 만들 때, Eve씨는 어떤 앨범을 구상하셨나요?
Eve: 사실은 제대로 된 비전이 있었던 게 아니라서, 처음엔 '일단 확실히 10곡 정도 곡을 완성시켜서 그걸 넣자' 정도였어요. 그저 오리지널 곡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자기자신 속 깨달음이 꽤 있었어요. 예를 들어 '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엄청 갈등을 사는 타입'이라든가, '가사 속 말이 꽤 많아지는 경향이 있고, 나는 멜로디에 말을 담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라든가. 앨범을 만들어 가면서 제 자신을 알아가게 된 것이, 스스로의 수확이 된 것 같아요.
Q. 앨범 타이틀인 "문화"에는 어떤 유래가 있나요?
Eve: 문화라는 것은 보통 나라라든가, 그 지역에 대한 것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실은 좀 더 미세한 관점에서 생각해 보았을 때, 예를 들어 가족이나 초등학교 등 그런 작은 커뮤니티 속에도 문화가 있고, 각자 인간의 문화는 그런 작은 커뮤니티 속에서 형성되어 간다고 생각해요. 저는 어른이 되어서 제 문화와 누군가의 문화 사이에 차이점이 있고, 그것에 따라 딜레마가 생겨나는 경우도 있다라는 것을 느껴서. 이번 앨범을 만드는 데 있어서 저는 제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굳이 가사로 써 봤거든요. 어쩌면 다른 사람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제 안에 있는 말들을 나열해 보고, 곡을 정리할 때 어우러지면서 동시에 임팩트 있는 말을 찾는다면 그것이 "문화"였어요.
Q. 이미 몇 곡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 공개되어 있는데요, 리스너의 반응은 어떤가요?
Eve: 리스너 분들께서 제가 쓴 가사를 엄청 생각해 주시는 것이 기뻐요. 추상적인 말이 많으니까, 여러가지 해석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리스너 분들 각자가 자신 속에 (음악을) 떨어뜨리고 뭔가를 느껴주신다면 그걸로 좋습니다. 게다가 '힘을 얻었다'라든지, SNS에서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계셔서. 노래를 듣고 '힘내자!'라고 힘을 얻어가신다든가 그런 것들도 물론 기쁘고요. 앨범을 만들기 전에 '나는 멜로디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구나'라는 생각에 잠겨서, 가사는 그렇게 중요시하지 않았어요. 곡을 쓸 때도 멜로디가 먼저였고. 그저 여러 곡을 만들어가면서 점점 가사가 중요해져서, 곡과 가사가 함께 나오게 되었어요. 앨범을 만들어가면서 곡을 만드는 방식까지 바뀌어서, 저 스스로 엄청 성장했구나라는 걸 실감했어요.
2017.12.13 음악나탈리 인터뷰 특집기사
번역: Sisi (Twitter @oO0Sisi0Oo)
원문주소: https://natalie.mu/music/pp/e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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